♣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232

가덕 외항 / 마늘종 장아찌

5월 1일 손자가 가는 뒷모습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외항 가는 길에 접촉사고가 있는 듯 119 대원은 승용차에서 운전자를 이동시켰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는 오지랖을 펼치며 외항 바닷가로 향했다. 바닷가에는 바람이 무섭게 불었다. 테트라포드 너머에도 낚시꾼이 세월을 낚았다. 그곳에는 젊은 여성 낚시꾼들이 대세였다. 그곳에 잠시 우리도 머물렀다. 이리저리 바닷가를 누비며 바람을 피해 방향을 틀어 조용히 드라이브를 이곳저곳 하며 김해에 들어섰다. 집에 들어와도 허전함은 가시지 않고 바삐 무엇이든 해야 했다. 며칠 전 복지관 회원이 준 마늘종 요리를 하기로 했다. 마늘종 일부는 고춧가루 기름에 볶기도 하고 장아찌도 만들며 저녁 시간을 맞았다.

경운산 378m 3/14

3월 14일 병원을 다녀와 손가락 마사지를 하며 나른한 오후로 졸음을 이기려 안간힘을 쓸 때쯤 오후 2시 반경 퇴근하며 전화로 뒷산을 오르자 남편은 제의했다. 조는 것보다 났겠지라며 남편 퇴근에 맞춰 경운산을 올랐다. 물론 다리도 눈꺼풀도 천근만근이었다. 경운산은 해발 378m로 비교적 낮은 동네 뒷산이다. 하지만 내 계산으로는 200m까지는 악산으로 기를 쓰고 올라야 하는 운동하기 적합한 산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다. 남편은 그 험한 산을 뛰어오른다. 그제 온 비로 경운산 입구부터 솔향이 가득했다. 오후 시간이어선지 등산객도 띄엄띄엄 한참 만에 만날 수 있었다. 동네 뒷산이라지만 힘들게 오르긴 했어도 평소 느끼지 못했던 낭만을 부르는 아름다운 숲길도 있었다. 남편은 오늘도 편백이 휘어져 자라는 나..

봄비 맞으며

3월 12일 김해헌혈센터 안내 봉사하러 가는 날이다. 하늘은 잔뜩 흐려 곧 비를 뿌리 기세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고 햇살을 내리쏘기도 했다. 헌혈센터를 들어서며 늘 그랬듯이 ‘봉사원입니다.’ 하며 들어서서 물티슈를 찾아 테이블을 닦기 시작했다. 잠시 후, 체격 좋은 젊은이가 들어오더니 근로학생이라며 막무가내로 들어섰다. 난 3월 초에 안내 봉사 들어오는 날을 센터장과 합의를 해 놓은 상태였지만 그 학생에게 양보하고 돌아서서 드라이브 길을 선택했다. 언젠가 찾았던 삼랑진 코스모스길을 찾아보려 차도를 달렸다. 하늘은 여전히 흐렸다 맑기를 반복했다. 난 잡생각을 없애기 위해 천수경을 한참을 들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갓길에 주차 후,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회장은 내가 왕년에~~ 하는 말부터 시작했다..

경운산 378m. 3/5

3월 5일 난 피곤한 일요일을 보냈다. 매화꽃과 촬영을 하며 즐기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식사 중인 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헌혈센터를 찾았고 그곳에서 남편의 호출에 집으로 돌아와 경운산을 올랐다. 더위가 오려는 듯 기온이 상승해 상당히 더운 날이었다. 가볍게 등산옷 차림으로 손에 쥐여주는 스틱을 잡고 조심스레 남편의 뒤를 따르며 산에 올랐다. 봄이 찾아오니 등산로에 길게 심어 놓은 편백들도 청록으로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이번에도 남편은 휘어져 자라는 편백을 나뭇가지를 바쳐주며 바르게 자라도록 해주었다. 그러며 한마디 한다. ‘편백이 번지르르하게 자라는 걸 보니 비만 맞오면 잘 자라겠다.’라고 했다. 봄을 맞아 편백들은 햇빛을 받으며 청록으로 피어오르며 목말라 하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남편과 같은 ..

경운산 378m. 2/26일

2월 26일 아들 가족을 세종 보금자리로 떠나보내고 남편은 나를 위해 경운산을 올랐다. 물론 보낸 자리의 서운함을 달래주려는 남편의 생각이다. 2박 3일 손자의 재롱으로 꽉 찬 집은 손자가 떠나곤 절간 같았다. 예전 어른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나도 그걸 실감하고 있다. 내게 있는 달랑 아들 한 명으로 얻은 며느리와 귀염둥이 손자~ 덕분에 그 애들이 방문은 환하게 한 줄기의 빛으로 들어오곤 한다. 그런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나면 난 울적해 하곤 한다. 그 틈새에 나를 들로 산으로 데려가는 고마운 남편이다. 남편은 산에 오르기 전에 내게 주문을 한다. ‘여보 오르다 힘들면 내려가면 되니까 힘들며 말해요.’ 한다. 체중이 늘어 힘겹게 오르는 나를 위해 남편은 천천히 오르는 나를 두고 빠른 걸음으..

복지관 / 경운산

2월 16일 시청에 볼일이 있어 다녀오며 톡을 받았다. 복지관에 사람이 없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일을 제쳐두고 복지관으로 향했다. 복지관은 마침 쉬는 시간이었다. 복지관에 들어서자 20명 정도가 있어야 운영이 되는 곳에 13~4명 정도로 보였다. 비록 손을 불편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무작정 들어섰다. 내가 하는 건 설거지 기계에서 식판이 나오면 식판과 국그릇을 식기 건조기에 담는 일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복지관 급식 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일찍 퇴근했다며 집주변에 있는 경운산에 오르자는 제의였다. 힘은 들겠지만 나쁘지 않아 서둘러 집에 도착해 남편이 이끄는 데로 산에 올랐다. 산은 더운 듯 추운 듯, 잠시라도 쉬려면 찬 기운이 감기가 올 ..

해넘이에 드라이브

1월 18일 오후 4시경 퇴근 전인 남편에게 퇴근 후, 생림 친구네 가자며 드라이브를 청했다. 피곤한 기색이 영역한대도 ‘마누라가 가자는데 가야지,’ 하며 ‘퇴근 5분 전에 전화한다.’라고 준비하고 있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사실 피곤해서 안 갈 줄 알았기에 삼겹살을 녹이며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편의 연락을 받고 나가며 해가 넘어가고 있어 운치가 있었다. 김해 상동면의 상동 길을 올라 친구 집에 도착하니 저녁 먹고 온다는 친구 남편의 전화를 받고 친구는 공치러 가고 없었다. ‘이런~~~’ 하긴 나 역시 간다는 전화를 하지 않은 게 실수였지만 남편과 함께여서 개의치 않았다. 친구 집 담 너머로 선물을 넘겨두고 상동면 우계리에서 묵방리 조용한 산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앙상한 나무들을 보며 우리네 인생..

포항 죽도 시장 다녀와 새해맞이

12월 31일 영덕이 아닌 포항 죽도 시장으로 꽃게 먹으러 가기로 했다. 물론 손자가 깨는 시간이 기상인 셈이다. 남편과 일찍 눈을 뜨며 발걸음 소리마저 숨을 죽이며 주방으로 거실로 살금살금~ 웬일로 8시 반경 손자는 뒤뚱거리며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길로 모두가 준비하며 일찍 서둘러 포항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는 조용했다. 뒷좌석 손자는 할아버지와 엄마 품에서 아기나라 말을 하며 안내를 했다. 죽도시장은 12시경 도착하였지만 비교적 한산했다. 그 지역 먹을거리인 듯 돼지 세 마리를 잡아먹었다. 날씨는 겨울다운 상당한 추위였다. 추위로 발품을 적게 팔며 가까운 곳에서 꽃게를 먹기로 했다. 꽃게는 비교적 비싼 편이었다. 2~3마리에 오만이었다. 싸고 비싸고를 떠나 꽃게살 몇 점 먹던 에너지 넘치는 손자는 ..

연지공원 조형물 ‘더기’

11월 13일 오전 진해 환경생태공원을 다녀왔다. 사진 정리를 못 한 상태로 저녁 무렵 남편과 연지공원을 찾았다. 한눈에 들어온 것은 호수 가운데 병아리 같은 조형물이었다. 온라인 기사를 찾아보니 ‘김해 주촌 망덕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가야 시대 유물인 오리 문양 토기를 모티브로 김해 청년 디자이너가 고안한 문화도시 김해 캐릭터 ‘더기’는 흙에서 출토됐다는 의미로 '토(土)'라는 성을 붙여 최근 '토더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이 캐릭터는 지난달 15일부터 내외동 연지공원 호수에 한 달간 전시돼왔으나 시가 수초 제거와 음악분수 점검 등으로 3년 만에 호숫물을 빼면서 이번에 가야테마파크로 이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https://www.news1.kr/articles/?4868832 연지공원에는 많은 시..

불모산

11월 1일 복지관을 다녀와 배앓이를 했다. 남편의 전화벨이 울렸다. 단풍 구경 간다고 묻지도 않고 그냥 나오란다. ‘난 배가 아픈데~~ 어쩌지?’ 그냥 나섰다.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남편 운전대에 따랐다. ‘아휴~! 저 봐, 단풍으로 물든 저 붉은 산을 봐~’ 내게 보일 리가 없었다. ‘나 배 아파요’ ‘어디 간다면 배 아프다 하고 와일로’ 남편은 붉은 산을 보며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햇빛은 우리를 향해 비추고 난 분위기 파악 안 하고 배앓이를 하고~~ 햇빛이 따가워 눈을 뜰 수조차 없음에도 남편은 기분 상승 감탄사만 내뿜고 있었다. 급한 성격의 남편을 이해하다가도 이해 안 될 때가 많지만 지는 게 이기는 거라 했던가, 그냥 참고 시간이 흐르며 짜증도 다 해결이 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