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235

경운산 378m. 2/26일

2월 26일 아들 가족을 세종 보금자리로 떠나보내고 남편은 나를 위해 경운산을 올랐다. 물론 보낸 자리의 서운함을 달래주려는 남편의 생각이다. 2박 3일 손자의 재롱으로 꽉 찬 집은 손자가 떠나곤 절간 같았다. 예전 어른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나도 그걸 실감하고 있다. 내게 있는 달랑 아들 한 명으로 얻은 며느리와 귀염둥이 손자~ 덕분에 그 애들이 방문은 환하게 한 줄기의 빛으로 들어오곤 한다. 그런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나면 난 울적해 하곤 한다. 그 틈새에 나를 들로 산으로 데려가는 고마운 남편이다. 남편은 산에 오르기 전에 내게 주문을 한다. ‘여보 오르다 힘들면 내려가면 되니까 힘들며 말해요.’ 한다. 체중이 늘어 힘겹게 오르는 나를 위해 남편은 천천히 오르는 나를 두고 빠른 걸음으..

복지관 / 경운산

2월 16일 시청에 볼일이 있어 다녀오며 톡을 받았다. 복지관에 사람이 없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일을 제쳐두고 복지관으로 향했다. 복지관은 마침 쉬는 시간이었다. 복지관에 들어서자 20명 정도가 있어야 운영이 되는 곳에 13~4명 정도로 보였다. 비록 손을 불편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무작정 들어섰다. 내가 하는 건 설거지 기계에서 식판이 나오면 식판과 국그릇을 식기 건조기에 담는 일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복지관 급식 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일찍 퇴근했다며 집주변에 있는 경운산에 오르자는 제의였다. 힘은 들겠지만 나쁘지 않아 서둘러 집에 도착해 남편이 이끄는 데로 산에 올랐다. 산은 더운 듯 추운 듯, 잠시라도 쉬려면 찬 기운이 감기가 올 ..

해넘이에 드라이브

1월 18일 오후 4시경 퇴근 전인 남편에게 퇴근 후, 생림 친구네 가자며 드라이브를 청했다. 피곤한 기색이 영역한대도 ‘마누라가 가자는데 가야지,’ 하며 ‘퇴근 5분 전에 전화한다.’라고 준비하고 있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사실 피곤해서 안 갈 줄 알았기에 삼겹살을 녹이며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편의 연락을 받고 나가며 해가 넘어가고 있어 운치가 있었다. 김해 상동면의 상동 길을 올라 친구 집에 도착하니 저녁 먹고 온다는 친구 남편의 전화를 받고 친구는 공치러 가고 없었다. ‘이런~~~’ 하긴 나 역시 간다는 전화를 하지 않은 게 실수였지만 남편과 함께여서 개의치 않았다. 친구 집 담 너머로 선물을 넘겨두고 상동면 우계리에서 묵방리 조용한 산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앙상한 나무들을 보며 우리네 인생..

포항 죽도 시장 다녀와 새해맞이

12월 31일 영덕이 아닌 포항 죽도 시장으로 꽃게 먹으러 가기로 했다. 물론 손자가 깨는 시간이 기상인 셈이다. 남편과 일찍 눈을 뜨며 발걸음 소리마저 숨을 죽이며 주방으로 거실로 살금살금~ 웬일로 8시 반경 손자는 뒤뚱거리며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길로 모두가 준비하며 일찍 서둘러 포항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는 조용했다. 뒷좌석 손자는 할아버지와 엄마 품에서 아기나라 말을 하며 안내를 했다. 죽도시장은 12시경 도착하였지만 비교적 한산했다. 그 지역 먹을거리인 듯 돼지 세 마리를 잡아먹었다. 날씨는 겨울다운 상당한 추위였다. 추위로 발품을 적게 팔며 가까운 곳에서 꽃게를 먹기로 했다. 꽃게는 비교적 비싼 편이었다. 2~3마리에 오만이었다. 싸고 비싸고를 떠나 꽃게살 몇 점 먹던 에너지 넘치는 손자는 ..

가족여행 제주도 3박 4일

11월 17일 제주로 출장 간 아들은 출장 일이 맞춰지는 시간대에 가족을 초대하여 마련한 가족여행 제주 길에 오르기 위해 남편과 김해 경전철에 몸을 싣고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경전철은 김해 박물관역에서 한 번에 갈 수 있었다. 김해공항을 가는 머릿속은 가족여행의 들뜸보다는 전헌협 총회의 바쁜 일정으로 가득했다. 제주공항은 어둠이 깔리는 한 시간여 뒤에 도착했고 청주공항서 출발한 며느리는 손자와 먼저 도착해 제주공항에 마중 나와 있었다. 손자는 겨우 13개월을 향하고 있음에도 걸으려 애쓰는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했다. 전헌협 모임에 제일 먼저 소통을 해준 제주 헌혈봉사회 임원진 4명에게 변변하진 않은 단감이지만 사전 연락을 취해 공항서 전달하기도 했다. 여행에 늘 그랬듯이 아들은 일정을 짜고 우린 그대로 ..

연지공원 조형물 ‘더기’

11월 13일 오전 진해 환경생태공원을 다녀왔다. 사진 정리를 못 한 상태로 저녁 무렵 남편과 연지공원을 찾았다. 한눈에 들어온 것은 호수 가운데 병아리 같은 조형물이었다. 온라인 기사를 찾아보니 ‘김해 주촌 망덕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가야 시대 유물인 오리 문양 토기를 모티브로 김해 청년 디자이너가 고안한 문화도시 김해 캐릭터 ‘더기’는 흙에서 출토됐다는 의미로 '토(土)'라는 성을 붙여 최근 '토더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이 캐릭터는 지난달 15일부터 내외동 연지공원 호수에 한 달간 전시돼왔으나 시가 수초 제거와 음악분수 점검 등으로 3년 만에 호숫물을 빼면서 이번에 가야테마파크로 이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https://www.news1.kr/articles/?4868832 연지공원에는 많은 시..

불모산

11월 1일 복지관을 다녀와 배앓이를 했다. 남편의 전화벨이 울렸다. 단풍 구경 간다고 묻지도 않고 그냥 나오란다. ‘난 배가 아픈데~~ 어쩌지?’ 그냥 나섰다.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남편 운전대에 따랐다. ‘아휴~! 저 봐, 단풍으로 물든 저 붉은 산을 봐~’ 내게 보일 리가 없었다. ‘나 배 아파요’ ‘어디 간다면 배 아프다 하고 와일로’ 남편은 붉은 산을 보며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햇빛은 우리를 향해 비추고 난 분위기 파악 안 하고 배앓이를 하고~~ 햇빛이 따가워 눈을 뜰 수조차 없음에도 남편은 기분 상승 감탄사만 내뿜고 있었다. 급한 성격의 남편을 이해하다가도 이해 안 될 때가 많지만 지는 게 이기는 거라 했던가, 그냥 참고 시간이 흐르며 짜증도 다 해결이 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 ..

삼랑진 코스모스 길

10월 9일 가볍게 비를 뿌렸다. 남편과 가벼운 등산도 비로 취소하고 밀양으로 코스모스 길을 찾아 드라이브를 선택했다. 날씨에 어울리는 따끈한 커피 두 잔을 주문해 커피 향에 취하며 도로를 달렸다. 빗방울은 적당히 차창을 두들겨주었다. 세상의 자연은 아직 초록 세상이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추워지겠지!!! 김해서 삼랑진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 도착한 곳은 장날인 삼랑진이었다. 장터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여행 삼아 나온 길이니 서두르지 않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참깨를 비롯한 장거리를 장만했다. 다시 주차장을 찾아 저 멀리 바라보니 코스모스 꽃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게 웬 특탬~!’ 도로가 나 있는 길을 따라 도착하니 광활한 울긋불긋한 코스모스밭이 천지를 이뤘다. 장날이 아니었으면 모르..

산행 도중 하차

8월 5일 여름 더위로 산에 오르는 것도 이른 시간에 올라야 한다는 남편의 말대로 새벽 5시에 눈을 뜨며 집 부근에 경운산을 오르기로 했다. 잠꾸러기인 나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최근 봉사회 일로 마음이 편하지 않아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남편이 잠을 깨워 반사적으로 일어나 남편의 뒤를 따르게 되었다. 하늘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우리를 비춰주고 있었다. 머리가 무겁게 느껴졌지만 잠을 못 잔 탓이려니 하며 스틱에 의존하고 오르게 되었다. 땀을 흘리면서도 덥기보다는 추위를 느끼게 되며 그냥 오르다가는 남편을 고생시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남편 역시 나를 하산하도록 권했다. 결국, 산행을 멈추며 다시 오른 길을 남편에 의해 내려오게 되었다. 산 아래까지 내려온 후,..

아들 집 방문 7/30~8/ 1

7월 30일 꿈속에서 헤매며 깊은 잠에 있을 시간, 새벽 5시 10분에 난 집을 나섰다 지난밤 퇴근하며 아들 집 갈 준비를 마친 상태여서 오르는 길에 잠을 잘 생각에 눈을 비비며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어깨통증이 있는 남편을 위해 KTX로 세종시를 가기로 했다. 새벽하늘은 붉은색의 태양이 오르고 있었다. 멋있었다. 낙동강 하류의 잔잔함을 보며 Ktx에 올라 대전역에서 아들 내외의 마중을 받았다. 생후 10개월의 손자가 새벽에 깨기에 함께 마중을 나오게 되었다고 했다. 우리 부부는 손자부터 안아주었다. 그리곤 아들 직장에 잠시 들려 커피를 마시며 손자와의 재회를 즐겼다. 집안은 움직임이 많은 손자를 위해 에어컨으로 활동하기 적합한 온도를 유지했다. 더운 날씨에 들어간 아들 집은 지상낙원인 셈이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