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232

낙엽

11월 19일 단풍의 계절 멀리 갈 것 없이 아파트만 나서면 보게 된다. 환경미화원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냥 노랗게 오래 두고 보고 싶기도 하다. 바람 따라 떨어지는 낙엽들이 아름답다. 노라면 노랑대로~ 붉으면 붉은 데로~ 제 명을 다하고 바람결에 떨어져 이리저리 뒹굴다 신발 밑에 깔리기도 하지만~ 감성 어린 인간에게는 포토존이 되기도 하지. 아파트 뒷길~ 바람이 씨~잉 하고 불자, 흐트러지듯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내 앞길을 막았다. 순간, 핸드폰에 담아도 본다. 여고 시절 한 번쯤 해본 책장 속 단풍 낙엽~ 한잎 두잎 책갈피 담고 책장을 넘기며 보기도 하고~ 바닥에 뒹구는 은행잎을 두 손 가득 모아 친구들 머리에 뿌려보기도 했지. 이 나이~ 식탁 한쪽에 언젠가부터 자리했지. ‘낙엽 넌~ 밝은 낮은 ..

장유 용지봉 - 745m

11월 18일 오전 9시, 가을낙엽을 밟으며 바스락 소리와 함께 장유 용지봉을 향해 15.823km 6시간을 걸었다. 장유 한림리츠빌아파트 주변 식당 앞에 차를 주차하고 택시를 불러 타고 8~9분 거리의 장유 폭포 부근 대청 물레방아가 있는 그곳에서 하차했다. 산을 한 바퀴 돌아 내려와 우리 차를 쉽게 타도록 조금은 번거롭지만, 택시를 타고 남편의 계획에 따랐다. 커다란 물레방아가 있는 곳에서 길 건너 철계단을 오르며 용지봉 오르는 산행이 시작되었다. 나지막한 산으로 온통 낙엽길이었다. 남편은 오늘도 여전히 앞장서 날 안내하며 오르고 내려오며 나의 걸음을 맞춰주었다. 나를 기다리며 준비해간 과일을 깎으며 나를 기다리기도 했다. 어디 선가에는 발아래 저만치에 장유사가 보이기도 했다. 가을임에도 날씨는 더웠..

경운산 378m 11/3

11월 3일 멀리도 아닌 집 앞 가을 단풍은 제법 절정으로 진정 아름다웠다. 07시 30분 집을 나섰다. 산행길 바람으로 아침이 썰렁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얼마나 올랐을까?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었다. 남편은 ‘오늘은 장갑을 안 벗어도 될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아침 공기가 차가웠다. 높은 산에는 아직 초록이 가을이 다가옴을 인식 못 하고 파랗게 자라고 있기도 했다. 산 아래는 안개로 가득했다. 몇 년 만에 산에 오르는지 산에 오를 수 있다는 것에 요즘은 나름 행복하다. 남편이 밀고 당기고 보폭 맞춰주며 뛰고 걷고 나는 시간을 멈추듯, 시간 초(秒)와 누가 더 느릴까 내기하듯 양손에 스틱에 의존하며 천천히 걸었다. 그래야 허리도 무릎도 편하기 때문이다. 경운산 중턱부터는 여전히 편백..

운문산 산행 1,188m

10월 24일남편의 목소리에 07시 40분쯤 눈을 떴다.밀양 운문산을 가기로 약속을 하고 난 지난밤 산에 갈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었다. 목이 따갑다.'뭐야~?' 기분 좋게 산에 가고 싶었는데 목감기인가~? 조심스레 비상 목감기약을 먹고 집을 나섰다.내비게이션을 맞추고 출발했다. 08시 11분들녘은 벼 베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빴다. 가을이 깊어가는 게다. 삼랑진에 들어서자 삼랑진 장날이었다. 각각 따끈한 어묵 3개씩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사실 3개 이천 원이어서 계산을 편히 하기 위해서 가격만큼 먹었다. 그런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뜨끈한 어묵 국물로 목을 축였다. 한결 목이 편해졌다. 아침 도로는 한산했다. 하늘도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었다. 천고마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꼭 오늘이 그..

남편과 코스모스길 드라이브

10월 19일 남편 쉬는 날이라 산에 가야 하지만, 어젯밤 마신 술로 남편은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해서 남편이 잠든 사이에 수영하고 오니, 오전 11시경 남편은 ‘맛난 거 먹으러 가자’라고 제의를 했다. ‘나야 땡큐죠.’ 하며 집을 나서니 며칠 전, 다녀온 생선초밥집을 가자고 했다. 남편 입에 맞은 듯했다. 여유 있게 커피까지 마시곤 늦은 감은 있지만, 창원 동읍에 있는 코스모스길을 가자고 했다. 남편은 순조롭게 따라주었다. 얼마 전, 지인이 소개해준 곳이기에 ‘언제고 가봐야지.’ 했었다. 철이 지난 창원 의창구 동읍에 있는 코스모스길~ 주변 안내판에는 ‘코스모스길 취소’라는 안내판이 우리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자연스레 길가에 핀 코스모스만이 쓸쓸하게, 우두커니 피어서 관광객을 맞이했다. 주변을 거닐..

김해 분성산 편백 숲

10월 4일오전 8시 남편과 분성산 편백 숲길로 향했다.집에서부터 걷기로 했던 것을 포기하고 천문대 입구 주차장까지 차로 올랐다.이곳도 두 번째 만에 성공했다. 천문대 오르는 길에 볼거리로 이해하기 쉽도록 별자리들을 설명해두기도 했다. 얼마나 올랐을까? 천문대가는 길은 두 갈림길로 포장길과 등산로가 있어 등산객들을 산길로 100m가량 오르자 천문대가 나왔다.이곳 천문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시 걸었다. 다시, 가야대학교 방향과 숲길, 두 갈림길에서 우린 편백 숲길을 선택해 올랐다.  안내표시대로라면 천문대에서 편백숲 쉼터까지 3.5km 정도가 되는 것 같다.숲길 역시 비포장 길과 등산로로 나뉘어 있어 숲길까지는 선택해서 걸으면 된다. 남편 뒤를 따르며 이곳저곳 인증사진을 남겼다. 처음 길은 등산길을 ..

기장 나들이, 지인 부부와~

9월 29일 우리 부부는 봉사하며 알게 된 지경임 형님 부부와 맛집 찾아 맛있는 음식 먹고, 커피도 마시자며 나들잇길에 나섰다. 오늘은 우리 부부가 기장에 가서 장어를 대접하기로 했다. 김해를 벗어나며 대동 요금소를 벗어나 김해 금관가야휴게소에서 커피로 목부터 촉촉하게 적시기로 했다. 코로나로 실내카페는 들어가지 못했다. 더욱이 가운데 칸막이가 쳐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각각의 커피를 마시며 기념촬영을 하고 금정산 터널, 철마 3/철마 4터널을 빠져 기장으로 향했다. 전형적인 가을 하늘 아래 이런저런 기장 시장도 구경하며 장어 쥔장의 의사에 따라 4명이 먹을 1.5kg의 장어를 손질해 초장 집으로 향했다. 대접하려 했던 거와는 다르게 동작 빠르게 형부가 계산하시곤 했다. 우리가 가던 단골 건물은 영업하지 ..

화왕산 756,6m 9/24일

9월 24일 화왕산을 두 차례(2018년 11월 14일, 2019년 10월 20일) 오르다 되돌아온 적이 있다. 다시 도전을 위해 오늘 08시 남편 따라 집을 나섰다. 날씨는 푸른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다. 화왕산 입구에 도착한 남편은 주차할 수 있는 곳까지 차로 올랐다. 그리곤 차에서 내려 산행에 앞서 내게 말했다.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내려가자, 하소.’했다. 오늘이 세 번째 도전이다. 할 수 있는 한 오르고 싶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은 가을에 닿아있었다. 다람쥐도 잠시 우리를 반기곤 깊은 산 속으로 달려 올랐다. 차에서 내리며 남편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내 두 다리와 함께할 스틱을 맞춰주는 일이었다. 앞서가는 남편 따라 얼마를 올랐을까 뒤에서, 옆에서 ‘탁’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그곳은 밤나무가..

경운산 378m. 9/9

9월 9일 오전 7시, 남편을 따라 김해 내동에 자리한 경운산을 오르기로 했다. 저만치 보이는 경운산자락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입구에 도착해서 들리는 건 닭울음 소리, 아마도 그 닭은 늦장꾸러기인듯했다. 가을을 향해 익어가는 단감은 일찍부터 새 모이가 되어있었다. 먼 발취에서 들리는 벌초 기계 소리에 매미 소리는 가을이 다가옴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묻혀 소리가 멀리 들렸다. 30여 분을 오르면 어린 편백이 보인다. 그곳서부터 남편은 내 보폭을 맞춰주기 위해 편백에 오지랖을 피고 있었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작은 바위가 보이는 곳부터 편백은 심겨 있었다. 쓰러져가는 건 마른 편백 나무 지지대를 세워주고 덩굴이 감싸 안은 편백은 덩굴 뿌리를 뽑아 오롯이 편백의 힘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남편은 허리를 폈다..

밀양삼문동 코스모스 다른느낌

8월 29일비가 오려는 듯 어둠이 내려앉은 아침이다. 지난해 10월 다녀온 밀양 삼문동으로 (https://blog.daum.net/lks3349/3228) 향했다.‘코스모스’와 ‘가우라 꽃’이 만발했던 곳이기에 올해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사전 답사를 위해 다니러 간 셈이다. 내비게이션은 남밀양으로 안내했다. 빗방울은 간혹 차창을 두드렸다.큰비가 아녀서 다행이었다. 거리는 가을이 문턱에 와있었다.지난해 왔던 삼문동 꽃밭은 아무리 돌아다녀 보아도 보이지 않았고 게이트볼장과 파워 골프장이 되었고 제 몸값 다한 코스모스만이 남아 시들어가고 있었다. 시들은 코스모스일지라도 색색의 다양한 모습을 찍고 또 찍었다. 벌이 식사 중이기도 했다.지난해 왔던 이곳은 분명 같은 자리임에도 다른 느낌이 들었다. 벤치에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