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235

사라진 삼랑진 코스모스, 대동 체육공원 코스모스

10월 11일 오후 2시경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오며 ‘30분 후 도착하니 외출준비를 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간혹 뜬구름같은 행동하는 사람이라 티격태격하고 싶지 않아 외출준비를 마쳤다. 물론 어디를 가는지 모르기에 간식도 챙겼다. 지난해 이맘때쯤 남편에 의해 다녀온 삼랑진 코스모스길을 가자고 했다. 싫지 않았다. 하늘은 푸르고 높아 전형적인 가을로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다. 다음 주 돌아오는 손자의 두 돌 선물 이야기를 나누며 생림을 지나 삼랑진 코스모스 길에 도착했지만, 그곳에 코스모스는 사라지고 없다. 아니 흔적만 남아있고 다양한 색의 화려함은 오간 데가 없었다. 그곳 주민은 아마도 올여름 많은 비로 읍에서 신경을 못 쓴듯하다고 귀띔해주었다. 그래도 지난해의 추억을 떠올리며 몇 장의 사진을 남길 수 있..

경운산

10월 9일 오후 4시, 남편에 의해 경운산에 올랐다. 경운산 오르는 길을 여러 군데로 되어있다. 초보자는 힘들겠지만, 처음 오르는 자를 위한 길과 등산광들이 갈 수 있는 험한 길,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돌계단 길 등 여러 군데로 오를 수 있게 되어있다. 오늘은 나를 계곡 같은 길의 악산으로 데려갔다. 물론 오르는 시간은 단축할 수 있지만 조금만 걸어 올라도 제자리인 듯 힘들게 하는 곳이다. 오후 4시에 산에 오른 만큼 어둠이 오기 전에 다녀오기 위해 빠른 길로 안내했다. 내 두 눈은 남편을 향해 노리고 흘기고 노려보고 있었고 말없이 그냥 올랐다. 30분 정도 오르니, 첫 번째 쉴 수 있는 정자가 나왔다. 15분 정도 단축이 된듯했다. 정상을 향해 가는 중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나를 ..

경운산을 오르며

10월 4일 오후 2시 반 경 퇴근한 남편은 산에 오른다고 분주했다. 날이 짧아져 돌아오는 길을 걱정해서 빨리 올라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병치레로 고생 중이 나는 남편의 걱정을 뒤로하고 남편 따라 경운산 378m를 오르기로 했다. 남편은 나의 양손 스틱과 물을 챙겨 함께 올랐다. 지난 4월부터 소소하게 신경성 병치레로 약 문제도 있지만 게을러져 살도 찌고 운동도 거리가 생겼다. 얼마 전부터 저녁을 먹고 연지공원을 찾아, 스스로 운동을 해보려 가볍게 걷곤 했다. 경운산을 오르는 길은 절대 쉽지만은 않았지만, 데리곤 간 남편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 열심히 걸었다. 난 산에 오르며 내 마음을 다스려 보려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빠른 남편을 바로 따라 오르지는 못했지만 난 역시 쉼 없이 걸었고 나의 보..

남편과 드라이브

7월 1일 이주일 넘도록 잠을 못 자 멍한 나를 남편은 퇴근 후 멀지 않은 곳, 눈의 피로를 풀어줄 요량으로 초록의 숲으로 드라이브를 가주었다. 김해 내동에서 생림 쪽 나전고개, 여차, 상동/장척계곡 묵방마을, 생림 상소락으로 내려왔다. 초록의 숲은 아치형으로 우거진 곳으로 다녀주었다. 마음의 안정을 취하며 밤에 작지만 잠을 잘 수 있었다. 친구 영애 집 방문 7월 2일 지인으로부터 받은 ‘오디’를 친구에게 나눠 먹기 위해 오늘도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은 어제에 이어 오늘로 푸른 숲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며 생림 친구 농장으로 함께 가주었다. 친구는 농장 밭에서 풀을 뽑고 있었다. 밭에는 다양한 채소들을 가꾸고 있었다. 수영과 파워골프를 치며 틈틈이 집안일 하며 소일거리로 짓는 농사치고는 너무도 ..

청도 과수원

6월 19일 복지관 가는 날로 수영을 마치고 헐레벌떡 복지관을 찾았다. 봉사원이 활동하기 적합한 인원이었다. 위생복과 위생모를 쓰고 준비 중에 614행사 취소로 혈액 관리본부의 격려와 위로 전화를 받고 나서 촬영가야 하는 전화를 받았다. 에고~ 복장 방금 갈아입었는데, 어쩌지 하며 잠시 고민에 빠지다 복지관 측에 양해를 구하고 위생복을 벗고 인터뷰 촬영을 선택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날씨는 상당한 무더위로 뙤약볕이 따가운 날씨였다. 청도에 도착하니 쥔장이 외출 중이었다. 이런저런 강의로 바쁜 쥔장은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고 남편만 있었다. 주먹만 한 복숭아는 익기도 전에 쩍 벌어지고 대추도, 단감도 익어가고 있었다. 복숭아 출하는 7월경이 될 거라고 했다. 과수원 한쪽에는 나물 삶는 솥인 듯 대형 솥..

경운산 378m

5월 14일 복지관을 다녀 온 오후, 두 달 만에 남편 따라 경운산에 올랐다. 45일간을 감기란 놈으로 심하게 앓고 난 뒤라 심호흡을 하며 남편 뒤를 조심히 따랐다. 사실 일주일 전은 1/3쯤 오르다 힘에 부쳐 내려오기도 했다. 남편은 산을 뛰며 혹은 빠른 걸음으로 앞서며 다시 내려오고 오르고를 반복하며 나를 산으로 끌었다. 앞선 남편은 중간중간 내게 초콜릿과 생수를 먹여가며 땀범벅으로 오른 산은 힘겨움도 잊게 했다. 울창한 숲은 바람에 휘날리는 아카시아 꽃향기를 뿜어댔고 꽃잎은 하얗게 떨어져 꽃길이 되었다. 울창한 숲길에 바람 타고 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두 발의 보조가 되어준 스틱의 탁~ 탁~ 소리를 내며 조용한 산길을 올랐다. 정상부근에서 만개한 찔레꽃 군락을 볼 수 있었다. 아랫마을이 보이는 정상까..

가덕 외항 / 마늘종 장아찌

5월 1일 손자가 가는 뒷모습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외항 가는 길에 접촉사고가 있는 듯 119 대원은 승용차에서 운전자를 이동시켰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는 오지랖을 펼치며 외항 바닷가로 향했다. 바닷가에는 바람이 무섭게 불었다. 테트라포드 너머에도 낚시꾼이 세월을 낚았다. 그곳에는 젊은 여성 낚시꾼들이 대세였다. 그곳에 잠시 우리도 머물렀다. 이리저리 바닷가를 누비며 바람을 피해 방향을 틀어 조용히 드라이브를 이곳저곳 하며 김해에 들어섰다. 집에 들어와도 허전함은 가시지 않고 바삐 무엇이든 해야 했다. 며칠 전 복지관 회원이 준 마늘종 요리를 하기로 했다. 마늘종 일부는 고춧가루 기름에 볶기도 하고 장아찌도 만들며 저녁 시간을 맞았다.

경운산 378m 3/14

3월 14일 병원을 다녀와 손가락 마사지를 하며 나른한 오후로 졸음을 이기려 안간힘을 쓸 때쯤 오후 2시 반경 퇴근하며 전화로 뒷산을 오르자 남편은 제의했다. 조는 것보다 났겠지라며 남편 퇴근에 맞춰 경운산을 올랐다. 물론 다리도 눈꺼풀도 천근만근이었다. 경운산은 해발 378m로 비교적 낮은 동네 뒷산이다. 하지만 내 계산으로는 200m까지는 악산으로 기를 쓰고 올라야 하는 운동하기 적합한 산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다. 남편은 그 험한 산을 뛰어오른다. 그제 온 비로 경운산 입구부터 솔향이 가득했다. 오후 시간이어선지 등산객도 띄엄띄엄 한참 만에 만날 수 있었다. 동네 뒷산이라지만 힘들게 오르긴 했어도 평소 느끼지 못했던 낭만을 부르는 아름다운 숲길도 있었다. 남편은 오늘도 편백이 휘어져 자라는 나..

봄비 맞으며

3월 12일 김해헌혈센터 안내 봉사하러 가는 날이다. 하늘은 잔뜩 흐려 곧 비를 뿌리 기세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고 햇살을 내리쏘기도 했다. 헌혈센터를 들어서며 늘 그랬듯이 ‘봉사원입니다.’ 하며 들어서서 물티슈를 찾아 테이블을 닦기 시작했다. 잠시 후, 체격 좋은 젊은이가 들어오더니 근로학생이라며 막무가내로 들어섰다. 난 3월 초에 안내 봉사 들어오는 날을 센터장과 합의를 해 놓은 상태였지만 그 학생에게 양보하고 돌아서서 드라이브 길을 선택했다. 언젠가 찾았던 삼랑진 코스모스길을 찾아보려 차도를 달렸다. 하늘은 여전히 흐렸다 맑기를 반복했다. 난 잡생각을 없애기 위해 천수경을 한참을 들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갓길에 주차 후,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회장은 내가 왕년에~~ 하는 말부터 시작했다..

경운산 378m. 3/5

3월 5일 난 피곤한 일요일을 보냈다. 매화꽃과 촬영을 하며 즐기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식사 중인 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헌혈센터를 찾았고 그곳에서 남편의 호출에 집으로 돌아와 경운산을 올랐다. 더위가 오려는 듯 기온이 상승해 상당히 더운 날이었다. 가볍게 등산옷 차림으로 손에 쥐여주는 스틱을 잡고 조심스레 남편의 뒤를 따르며 산에 올랐다. 봄이 찾아오니 등산로에 길게 심어 놓은 편백들도 청록으로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이번에도 남편은 휘어져 자라는 편백을 나뭇가지를 바쳐주며 바르게 자라도록 해주었다. 그러며 한마디 한다. ‘편백이 번지르르하게 자라는 걸 보니 비만 맞오면 잘 자라겠다.’라고 했다. 봄을 맞아 편백들은 햇빛을 받으며 청록으로 피어오르며 목말라 하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남편과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