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1443

쥔장 없는 집

2월 6일 오빠도 없는 빈집서 깊은 잠은 오지 않았다. 새벽 6시 눈을 떴다. 병원에서 이 시간이면 간호사들이 혈압 재느라 시끌벅적한 시간인데, 오빠의 컨디션은 어떨까. '귀찮아 잠 좀 자자' 하며 비협조적일까, 협조할까. 7시 세탁기를 돌리고 별 입맛은 없지만 밥 한수를 떴다. 샤워를 마치고 냉장고 음식정리를 했다. 오빠 집을 이사하고도 와보지도 못하고 병원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니....... 한쪽 구석에는 꾸지뽕, 배/도라지즙, 천년초, 흑생강, 알로에 등 건강식품들이 잔뜩 선물도 받고 만들어놓기도 하고........ 냉장고에는 상황버섯, 능이버섯, 동충하초, 하니 베리. 마리골드, 잔대 도라지청 등이 쥔장을 기다리는데....... 늘 낮은 층에서 생활하다 꼭대기 층에서 살게 되었다고 자랑하셨는데 과..

초밥

2월 5일 무난한 지난밤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수건으로 닦아드리고 면도까지 해드리고 바디로션으로 마무리 했다. X레이 찍고 재활치료하고 병실에 들어서서 간병인을 만났다. 그녀 역시 며칠은 안 한다. 이었다. 난 급히 낼(6일) 내려가는 기차표를 반환하고 9일 날짜의 기차표를 또 구매했다. 간병인을 못 구하면 9일까지 있을 예정이다. 입맛 없어 점심을 김밥을 사서 먹게 되었다. 오빠도 한 조각 먹어 보자기에 어묵과 햄을 빼고 드렸다. 그런 사이에 한의과에서 커피관장 연락을 받고 배변활동에 도움을 받았다. 김밥으로 울렁거림은 잠시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관장하고 다녀와서 잠만 잤다. 오후 4시 넘어 사촌동생이 문병 왔지만, 5분정도 인사를 나눈 뒤 또 잠이 들었다. 아마 올 밤도 ..

오빠 나 조금만 쉴게

2월 4일 밤새 눈이 내린 듯 했다. 잠은 새벽 1시 15분에 깼다, 엎치락뒤치락 하다 오빠도 깬 시간은 새벽 2시. 번뜩이며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화상 입은 곳에 똬리를 만들어 공기를 통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화장 입은 자리에 화장지를 도톰하게 말아서 똬리를 만들어 들렸다. 실행하지도 않고 오빤 '좋은 아이디어다'했다. 그렇게 2~3시를 보내고 스르르 다시 잠이 들었다. 새벽5시 혈액검사로 눈을 뜨고 눈치 속에 등 물수건 마사지 해주고 6시경 쏟아지는 잠에서 일어나야하나 갈등 속에 잠을 청했다. 7시 30분 간이침대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며 아침을 맞았다. 재활치료를 가야기에 물수건으로 머리부터 발까지 닦아드리고 그냥 잔다는 오빠를 설득해 재활치료를 받게 했다. 오빤 재활치료가 도움 안 된다지만 유일하게 ..

화상

2월 3일 오래 누워있으면 생기는 욕창, 오빠는 화상이라고 표현했다. 새벽 4시 엉덩이에 붙인 파스로 따갑고 뜨거워 잠이 깨며 괴로워했다. 파스를 떼고 물수건으로 등부터 닦아주고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새벽 4시경 물 반 컵을 마셨다. 잠결에 물을 전하고 '앗 차' 금식을 알았다. 아침 7시쯤 화상부위가 따갑다고 속옷을 내리고 계셨다. 정신 차리고 물수건으로 닦아드리며 간호사들은 또 다시 파스 같은 걸 들고 왔다. 소독하고 다른 파스로 응급치료를 한 상태에 내가 지니고 다니는 비상약도 발라드렸다. 스텐트 시술을 하는 관계로 오늘 재활치료는 건너뛰었다. 시술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술실 앞에 앉아 기다렸다. 부처님을 향해 오백나한 명호를 부르며 소리 없이 기도도 드려본다. 정신없는 시간은 양말도 ..

왜 수면제 안 먹었어요?

2월 2일 '왜 지난밤 수면제 안 먹었어요?' 지난밤 수면제를 먹지 않았다. 이게 이유가 될까? 그제 저녁 수면제(마약종류)로 환각상태 되는 걸 막으려고 안 먹었는데, '잘 주무셨으니 다행입니다' 가 아니고 '왜 안 먹었냐.'고~~ 다행히 지난밤은 두세 번 깨고는 잘 주무셨다. 환자는 늘 의사들의 시험상태일 것이다. 아침 9시 암환자를 위한 재활치료가 진행 되었다. 종일 누워 있는 환자들을 위해 굳어가는 근육을 풀어주는 듯했다. 그 사이 큰 조카가 공장 일보고 나와 오빠를 기다렸다. 개운한 듯 시원한 듯, 30여분 후에 재활치료는 마쳤고 아버지와 아들은 사업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때 막내올케는 불고기전골과 매운 순두부찌개를 주문해 들고 왔다. ‘형님생신 축하해요.’ 하며 금일봉을 통장에 입금시키며 컵 떡..

환각상태로 괴로운 아침을 맞으며

2월 1일 지난밤 9시경 먹은 병원서 준 수면제 복용으로 환각상태를 일으킨 지난밤은 폭풍 같은 밤을 보냈다. 12시 05분 팔에 근육주사 맞음 한참을 일어나 앉기를 반복 간이침대에도 꼬꾸라져 잠을 청해봄 이내 침대로 이동 몸이 맘대로 안 됨 몸부림 자주 침 2시경 잠듦은 허우적대는 손짓은 자면서도 계속이어 졌고 일어나려 애를 썼다. 2시 20분 소변보고 소변 양을 메모하고 버리고 오니 스스로 물을 마심 3시 30분경부터는 손짓도 사라지고 잠이 든 듯했다. 5시 20분 혈액검사로 깸 6시 넘어 1층에서 엑스레이 찍음. 약 때문인지 말함이 잘 전달 안 됨 9시 시술 실 들어감 여전히 말 전달 잘 안됨 3시 30분경부터는 든 잠은 5시20분 링거 바꾸며 잠이 깼다. 7시 40분 ‘X레이 찍고 오세요.’ 간호사..

'공장 가보니 밥은 먹고 살겠든?'

1월 31일 수면제 없이 지난밤은 잤지만 더위를 이기지 못해 깨기도 했다. 더위를 이온음료로 이겨 보려 했지만, 준비 되지 않아 보리음료로 대신하며 아침을 맞았다. 평소 물수건으로 자주 닦아 달라던 오빤 올 아침은 닦지 말라며 귀찮아했다. 짜증 섞인 말까지 했다. 어쩌라는 건지~!!! 아침 9시 컵 떡국 국물을 먹어 본다던 오빤 조미료 맛이 받친다며 환자용 음료 한 캔을 15분에 걸쳐 천천히 마셨다. 그리곤 다시 잠이 들었다. 이렇게 잠을 많이 자도 되나, 싶을 만큼 잠을 자 걱정이 되었다. 11시가 넘어 큰아들 방문에 잠시 눈을 뜨며 새 공장에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보고하곤 나도 다녀 오라했다. 공장을 가며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 큰조카에게 난 '호중아 공장을 키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까먹는..

섬망(환각상태)

1월 30일 오빠가 잠 못 들어 괴로워하는 중에도 날은 밝았다. 밤에 괴로워하며 했던 행동은 섬망(헛게 보이거나 환각 상태 됨)으로 오빠가 삼성병원에서 받은 수면제(스틸녹스정)는 모두 병원에 압수를 당했다. 오빠가 먹은 두 알 이상은 위험한 경우에 섬망 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로 인해 잠 못 자는 것을 포함해 정신의학과 치료도 받게 되었다. 우울증도 있다며 이곳에서 수면제를 제조해 준다고 했다. 정오가 되자 주말을 이용해 다음 주 생일인 나를 위해 대전서 아들 며느리가 올라와 주었다. 케이크를 묻기에 준비하려거든 간호사실에 줄 거로 사라 했다. 오빠가 잦은 진통제 호출로 귀찮은 환자이기도 할 것이기에 아부용으로 준비했다. 함께 만두전골을 먹고 봉투를 쥐여주고 케이크는 간호사들에게 나눠주며 아들 내외는 오..

감사패, 수면제

1월 29일 날이 차갑다. 서울은 더 추웠다. 오빠 집에서 혼자기에 썰렁함으로 냉기로 더 느껴지는 듯했다. 병원 가는 길, 거리는 빙판으로 발걸음을 떼기가 싶지 않았다. 찬바람으로 병원버스를 기다릴 수가 없어 택시로 병원에 도착했다. 어쩜 이토록 작은 나라의 날씨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모자까지 들쳐 써야 하는 아주 매서운 냉 추위였다 . 도착하자, 오빠를 간병하던 간병인은 보따리를 준비하고 길길이 바쁜 듯 나갈 태세다. 아직 3일이 남았는데~ 간병인은 밤새 잠을 못 잤다며 짜증스런 말을 전했다. 난 어리둥절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다. 객관적으로 판단해서는 간병인은 환자에게 소홀했다. 오빠의 머리는 떡밥이 되어 있었다. 머리를 감기지 않은 것이고 면도는 물론 세수도 씻기지 않았다 했다.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