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1444

짐 정리

12월 25일 21일부터 남편은 오빠 집에서 3박 4일을 함께 하며 짐정리를 해주었다. 오빠와 남편, 셋이서 새집과 새 공장으로 이동했다. 새집 가구 배치를 위한 치수재고 이삿짐센터 직원 불러 이사비용 견적 뽑고, 남편과 집 정리를 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막간 이용해 오빠 바지 단을 수선해주기도 했다. 내년 1월 12일 아파트 43평에서 33평으로 줄여가는 이사는 버릴 것도 너무 많았다. 남편이 짐 정리를 하면 오빤 ‘버리자, 공장직원주자’ 하며 남편은 물건들을 분리하며 정리했다. 저녁엔 영등포구청부근에 사는 동생부부까지 불러 주문한 장어, 꽃게, 낙지가 도착하자 함께 먹도록 했다. 동생부부와 눈치를 주고받으며 슬픈 표정 없이 평소와 다르지 않게 즐겁게 식사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렇게 동생부부는 잠..

남편과 오빠 집에 오르며

12월 21일 고속도로는 대형트럭들이 바쁨에 쫓기듯 한 줄로 달린다.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고 나들이 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얼마쯤 갔을 까, 결연세대 할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전에 며느리에게 마지막 구호품을 전달하고 적십자봉사를 그만 두게 되었다는 소리에 ‘누가 그렇게 해주겠느냐, 그동안 고맙고 감사했다’며 감사의 전화를 해주었다. 전화를 끊자 남편도 옆에서 거든다, ‘당신 잘 했어’ 라고~~ 앞 길을 트럭이 막았다. 고속도로에서 1, 2차 도로를 나란히 가는 트럭 두 대~ 우린 어쩌라고~~~ 고속도로 안전지킴이 안내판에게 난 말했다. ‘이보시오 경찰양반 교통질서위반자들만 잡지 말고 울 오빠 생명 줄 좀 잡아주시오’ 라고..... 먼저, 대전 아들집에 들려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아들은 연구원..

위경련으로 응급실 찾아

12월 20일 새벽 4시경 남편의 위경련으로 잠이 깨었다. 고집스러운 남편은 집에 있는 비상약을 찾아 먹고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지만, 통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나를 깨운 것이다. 놀란 난 응급실을 가기 위해 지하 주차장까지 차를 가지러 갔다. 좀 더 참아본다고 돌아오란다. 그 새벽에 잠 깨우고 고집 피우고~ 주차장에서 돌아오자 통증이 계속되고 한 시간여를 통증과 더 싸우다 결국 6시가 지나 응급실을 찾게 되었다. 주사를 맞고 잠시 잠이든 듯했다. 30여 분이면 될 걸, 고집스러운 양반~ 집에 돌아와 약을 먹도록 편한 음식으로 찹쌀, 멥쌀 갈아 죽을 끓였다. 잠든 모습을 보고 어제 오빠가 보낸 올케언니가 쓰던 김치냉장고 청소를 하며 새벽부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렷다. 저녁 무렵 종일 미음과 죽을 먹던 남..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12월 19일 고인이 된 올케가 가족을 위해 김치 담아 먹으며 쓸고 닦아서 6~7년 정도 썼던 김치냉장고가 우리 집에 도착했다. 김치냉장고는 주인 잃은 지, 12~3년쯤 된듯하다. 오빤 김치냉장고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여름 A/S까지 받은 걸 내가 안다. 제구실을 못 하고 빈 김치통만 들어있던 김치냉장고는 언니의 체취는 오간 데 없고 곰팡이가 냉장고 속을 자리했다. 김치냉장고는 A/S 받을 당시 직원이 ‘좋은 물건이니 버리지 마세요’ 그 말을 믿고 그걸 아깝다고 버리지도 못하고 있어 내가 가져온다고 했다. 그걸 오빤 화물로 보내주었고 난 천 쪼가리를 이용해 우선 덮개를 만들어 씌웠다. 암과 투병 중인 오빠 집이 곧 이사하기에 이곳저곳에 분산시키며 살림살이를 정리하는 듯했다. 드럼세탁기는 원룸 ..

오빠의 마음

12월 18일 오빠 집에는 고인이 된 올케의 살림살이들이 제구실을 못 하는 것들이 제법 있지만, 딸이 없어 정리되지 않고 있다. 오빤 나와 4살 차이로 날 ‘에미야’로 부른다. 언제고 오빠 집에 가면 오빤 내게 ‘에미야 이거 가져갈래? 이거 네가 필요하겠니.’했다. 입만 떼면 주고 싶고, 좋은 거면 나눠 먹고 싶고, 그냥 주고 싶은 게 오빠 맘인 것 같다. 김치냉장고가 스탠드형 2개와 뚜껑형 한 개 총 3개의 김치냉장고가 있다. 그중 뚜껑형은 언니가 사놓고 얼마 쓰지도 못하고 고인이 된 물건이다. 오빠 집에 갈 때면 오빤 ‘멀쩡한데 쓰던 거라고 가져가는 사람이 없구나’ 하면 ‘내가 쓸게’ 지나가는 말로 했었다. 또 동창생 중에 원룸 사업을 하는 친구가 사놓은 세탁기가 사정 때문에 제구실을 못 해 친구들이..

바쁘게 보낸 하루

12월 14일 오빠 집에서 열흘 넘도록 생활을 하면서 김해에 내려와 할 일들을 빼곡히 메모해두었다. 맡긴 물건 찾느라 장유 아울렛, 신세계, 코로나로 인한 수영장 환급으로 수영장, 치과 안과 검진도 날짜 변경으로 차례대로 검사하고~~ 곧, 다가올 동지를 위해 선지사 절에도 다녀왔다.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을 향해 작은 실마리라도 붙잡고 싶었을 게다. 돌아와 임대용 비데 방문 점검도 받게 되었다. 남편을 위한 반찬도 만들려 했지만, LA갈비를 사놓고 몸이 지쳐 쓰러져 잠을 잤다. 퇴근한 남편과 김치 놓고 갈비를 그냥 구워 먹었다. 저녁에 오빠를 위한 반찬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이곳저곳 수소문을 통해 미나리를 갈아줄 것을 메모했다. 돌미나리를 구하면 좋겠지만 시중에 있는 미나리를 사서 해야겠다, 생각하며 ..

쉼 없이 잠 만

12월 13일 아침 늦도록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날 위해 남편은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 피로를 풀도록 하라고 했다. 미안하고 감사했다. 난 샤워를 마친 뒤에도 또 잠자리에 누웠다. 얼마나 잤을까 '아차! 싶었다' 오빠를 위해 남편이 배려해준 지난 13일간이 생각났다. 이렇게 누워있으면 안 된다 생각하며 오후 1시 넘어 자리에서 일어나자 오히려 국도 찌개도 없는 김치만 있는 밥상을 남편은 차려주었다. 무뚝뚝하기만 한 남편이 말없이 내게 피로 해소제가 되어주었다. 그리곤 더 누워있기가 미안했다.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며 남편과 커피를 마셨다. 그리곤 앞으로의 오빠 건강을 이야기 나누며 바보상자와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집을 비운 2주간, 베란다 화분엔 꽃을 피우며 단풍이 들고 말았다. 작은 조카와 ..

무거운 발걸음

12월 12일 김해 간다는 생각 때문일까?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더 자야지 해도 눈 떠 보면 또 그 시간대 시간이 멈춘 듯, 했다. 아니 멈춰주었으면 했는지도 모른다. 결국, 5시 40분경 일어나 머리 감고 여행 가방을 꾸렸다. 오빤 통증 때문인지 식욕을 찾고 싶어선지 식탁에 있는 빵과 약봉지가 흩어져 있었다. 약을 먹고 빵을 먹었겠다고 생각하며 컴에 앉아 블로그 일기를 써 내려갔다. 구찌봉, 바나나, 당근, 요구르트 녹즙기에 갈고 믹서에 갈고~ 아침엔 낙지 넣고 미역국을 끓여 준비했다. 구찌봉 주스를 마시고 뉴케어(환자용 음료) 마시고 걷기 가자던 오빤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아침 먹고 나가자 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안양유원지 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