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1437

경운산을 오르며

10월 4일 오후 2시 반 경 퇴근한 남편은 산에 오른다고 분주했다. 날이 짧아져 돌아오는 길을 걱정해서 빨리 올라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병치레로 고생 중이 나는 남편의 걱정을 뒤로하고 남편 따라 경운산 378m를 오르기로 했다. 남편은 나의 양손 스틱과 물을 챙겨 함께 올랐다. 지난 4월부터 소소하게 신경성 병치레로 약 문제도 있지만 게을러져 살도 찌고 운동도 거리가 생겼다. 얼마 전부터 저녁을 먹고 연지공원을 찾아, 스스로 운동을 해보려 가볍게 걷곤 했다. 경운산을 오르는 길은 절대 쉽지만은 않았지만, 데리곤 간 남편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 열심히 걸었다. 난 산에 오르며 내 마음을 다스려 보려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빠른 남편을 바로 따라 오르지는 못했지만 난 역시 쉼 없이 걸었고 나의 보..

연지공원, 뒤 통구이

10월 1일 아들, 며느리, 귀염둥이 손자까지 보내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연지공원을 걸었다. 남편은 연휴 기간 술로 속을 채운 상태여서 속이 불편하다 해서 혼자 걷게 되었다. 연지공원에는 추석 연휴로 고향을 찾은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곳에 나도 있었다. 다시 헌혈봉사원으로 정리해야 했기에 머리가 복잡했다. 그로 인해서인지, 어지럼증이 계속 생긴다. 심호흡을 길게 하며 천천히 혹은 빠르게 걸으며 하루를 정리했다. 10월 2일 남편의 도움으로 경운산에 올라 가을을 맞았다. 전망대를 지나 오르다 보면 왼쪽에 체육공원이 있다. 그곳에는 추석 연휴로 단단한 몸을 만드는 시민들로 10여 명이 있었다. 등산만 하고 체육공원은 처음 와본 듯, 낯설었다. 외동에 사는 주민에..

부산 이기대 공원 해파랑길을 걸으며

9월 30일 추석 명절을 함께 보낸 아들 가족을 보내고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남편은 부산 나들잇길을 선택해주었다. 군것질용으로 먹을거리를 싸서 남편 차에서 먹으며 달맞이 고개를 거쳐 이기대 공원 해파랑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고향을 찾은 많은 가족 단위의 나들이 광경도 볼 수 있었다. 꽉 막힌 도로는 우리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달랑 아들 하나 두어, 그 아들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니, 명절에 다녀가면 늘 허전함이 따른다.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어도 그 애의 가정과 직장이 있으니 돌아가는 뒷모습만 바라보며 그 아이에 건강과 행복을 빌 뿐이다. 이제 결혼 3년, 앞으로 얼마나 그 아이의 뒷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손자가 크는 모습을 보며 위로받아야 할 것이다. 텅 빈 것 같은 ..

영등포 동생 집행

9월 24일 내일 헌혈 관련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여의도를 가야 했다. 김해서 서울 여의도까지 거리가 있어 오전 10시 30분까지 행사장까지는 하루 전날 올라가야 행사시간을 맞출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오전 7시 30분, 남편이 태워주는 차를 타고 구포역에 가는 거리는 국가대표가 가는 길인 듯, 한 대의 차량도 없이 뻥~ 뚫렸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 구포역 대기실에서 70대 중반의 여성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송에 결혼식을 간다며 초행길에 낯설다며 타는 방법을 물었다. 나만큼이나 길치인 인생 선배였다. 그녀를 위해 길잡이로 오지랖을 잠시 펼쳤다. 단체인듯한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일렬로 역내로 들어갔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달릴 그들의 행진이 궁금했다. 하지만 뒷모습 찍는 거로 만족해했다. 30여 분을 ..

실신~~~?

9월 20일 그제 헌혈 후 승강기 안에서 잠시 쓰러진 적이 있었다. 그로 인해 눈두덩이에 멍과 머리에 혹이 생겼다. 승강기 2층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정신을 잃고 지하까지 내려갔다. 지상 1층까지 올라오며 승객들에 의해 구해졌다고 본다. 승강기에 타면서 잠시 어질, ‘내가 왜 이래?’ 했는데 누군가 ‘119 불러야 해요~, 여기 2층이 병원인데요~,’ 등의 여자들 소리가 들렸다. 실눈을 뜨고 보니 난 머리를 바닥에 대고 옆으로 누워있었다. 그 소리는 쓰러진 나를 두고 하는 소리이었다. 눈두덩이도 아팠고 우측 모서리 머리도 아팠다. ‘무슨 일이래?’ 나 자신에게 물었다. 염치를 무릎 쓰고 2층 병원을 찾아 ‘잠시 승강기에서 정신을 잃어 병실에서 잠시만 쉬었다 갈게요.’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

복지관

9월 15일 오늘은 복지관에서 연말에 쓸 개별 단체 사진을 찍는단다. 개인 봉사자들인 우리도 찍어야 한다며 자리를 잡게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멋을 부리지 않아도 또 포즈를 취하지 않아도 분홍과 노란색의 앞치마는 모두가 예쁘게 찍힌다.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하리, 한 장 찍히기 위해 까르르 웃으며 남기고 재가 도시락을 쌓고 배식과 설거지를 마치며 복지관을 빠져나왔다. 오늘의 메뉴 현미밥, 건새우 돤장국, 코다리 시래기 찜, 아몬드 멸치볶음, 청경채 겉절이, 배추김치

벌초

9월 11일 남편과 아들은 경북 안동 벌초 길에 나선다. 두 대의 차로 나뉘어 난 손자의 어린이집 등원을 돕기 위해 아들 차에 올랐다. 안동으로 향하며 의성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른 등원으로 손자와 실내놀이터에서 놀며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그것도 잠시 아빠와 헤어짐을 알고 잉~거리며 선생님에게 인계된다. 남편과 의성에서 만나 우린 어묵 가락국수를 각각 먹고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에서 기지 떡을 찾고 산에 오르니 누군가가 2~3주 전쯤인 듯 벌초를 마친 상태였다. 아마도 안동에 사시는 사촌 시숙이겠거니 예상하며 가져간 예초기로 다시 다듬기를 했다. 그 정도로 형제간에 무겁게 지내고 있다. 벌초해준 분이 누구든 간에 감사해하며 다시 벌초했다. 남편과 아들에 의해 교대로 짊어진 예초기는 힘차게 돌아..

아침 운동 하는 할아버지와 손자

9월 10일 아들 집에서 손자로 인해 눈이 뜨였다. 새집에 이사 온 걸 아는 듯 창가에 사마귀도 인사를 와 있었다. 아침 햇살이 강렬했다. 집주변에는 삼성천이 흐르고 공원도 조성되어있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사람들의 운동으로 손자 덕분에 우리도 한몫 낀 셈이다. 23개월 손자는 부지런하고 에너지도 넘친다. 아들 내외를 더 자도록 손자를 앞세워 산책하며 공원으로 나왔다. 가벼운 유모차를 끌고 나오며 손자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나를 따르라’하는 듯 앞장서 나갔다. 놀이터는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놀이기구도 타며 공원까지 걸어갔다. 노란 꽃을 보며 예쁘다! 반갑다! 인사하고 물가에 있는 처음 본 청둥오리에게도 반가워하며 공원을 걸었다. 그러니 내 손자라 해도 더 예쁠 수밖에~~~ 돌아와서는 식욕 폭발 오리고기..